게임기를 산다는 건 꽤 큰 결심이 필요한 일입니다. 이미 집에는 PC가 있고, 손에는 스마트폰이 있고, 거실에는 TV에 연결된 다른 기기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특정 콘솔을 사는데요. 보통은 하고 싶은 게임이 ‘그 콘솔 기기에서만’ 구동되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콘솔 시장을 지배한 논리는 독점작이었습니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에는 ‘라스트 오브 어스’, ‘갓 오브 워’, ‘스파이더맨’ 같은 독점작이 있었고, 닌텐도 스위치에는 ‘젤다의 전설’, ‘마리오’, ‘포켓몬’이 있었죠. 콘솔 본체는 게임을 하기 위한 기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특정 게임 세계에 들어가기 위한 ‘입장권’에 가까웠던 겁니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MS)의 Xbox는 한동안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직접 개발한 퍼스트파티 게임이나 협력사 게임을 Xbox 생태계 속에 가두는 대신, PC는 물론이고, 일부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닌텐도 플랫폼으로도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든 겁니다. 콘솔 판매량이 아니라, MS 게임 생태계 안에 얼마나 많은 이용자를 붙잡아 둘 수 있느냐에 초점을 둔 조치였습니다.
이 전략은 꽤 합리적으로 보였는데요. 콘솔 시장에서 플레이스테이션과 닌텐도를 단숨에 따라잡기 어렵다면, 차라리 Xbox를 ‘기기’가 아니라 ‘서비스’로 확장하는 편이 나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MS는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며 세계 최대 게임 회사 중 하나가 됐고, ‘콜 오브 듀티’ 같은 거대한 프랜차이즈까지 품에 안았습니다.
그랬던 MS가 Xbox 사업을 대대적으로 손보고 있습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MS는 전체 인력의 약 2.1%에 해당하는 4800명을 감원하고, Xbox 게임 부문에서도 약 3200명을 줄이는 구조조정에 나섰습니다. 일부 스튜디오의 분리나 매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인건비를 줄이는 정도가 아니라, Xbox 사업에 대한 대수술에 가깝습니다.
과연 MS는 Xbox를 부활시킬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