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부여에 관한 연구들을 보면 일관적으로 관찰되는 부분이 있는데요. 동기부여는 시작에는 도움이 되지만, 지속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특히 새해처럼 감정이 고조된 시점에서 생긴 동기는 시간이 지나면 급격히 약해집니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은 “의지가 부족하다”고 자신을 탓하지만, 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설계’에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목표를 설정하는 게 동기부여와 실행 모두에서 효과적이라는 심리학의 ‘목표설정이론(goal setting theory)’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요. 거창한 이론으로 소개하지 않아도 막연하게 ‘운동을 열심히 해야지’라는 마음가짐보다는 ‘10kg을 감량하기 위해서, 1주일에 3번, 매일 아침 30분 운동해야지’라는 계획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죠.
최근 연구에서는 사람을 움직이는 핵심은 “얼마나 강하게 마음먹었는가”가 아니라, “움직일 수밖에 없게 만드는 구조를 만들었는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는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매우 구체적인 규칙을 만드는 방식이죠. 예를 들어 “올해는 운동을 열심히 한다”가 아니라, “평일 아침 7시에 알람이 울리면 운동복을 입고 집을 나선다”처럼 상황과 행동을 묶어두는 겁니다.
이 방식의 핵심은 선택을 줄이는 데 있습니다. 무엇을 할지, 언제 할지, 어떻게 시작할지를 미리 정해두면 실행 순간에 ‘오늘은 귀찮은데 나가지 말까’와 같은 망설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많은 연구에서 이같은 상황-행동 묶음은 단순한 동기 강화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행동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새해 목표가 실패하는 이유는 대개 ‘마음은 먹었지만, 행동 규칙은 비워둔 채’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메시지입니다.
최근의 동기 연구들은 개인의 결심보다 ‘마찰(friction)’이라는 개념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좋은 행동에는 마찰을 줄이고, 나쁜 행동에는 마찰을 늘리는 것인데요. 마찰은 행동을 시작·유지하는 데 드는 추가적인 노력, 번거로움, 인지적 비용을 뜻합니다.
이를테면 ‘공부나 업무를 시작할 때, 좋아하는 음악을 함께 듣는다’는 규칙을 세우면 시작이라는 행위 자체에서 느끼는 마찰(인지적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스마트폰 홈 화면에서 유튜브·숏폼 앱을 없애고, iOS·안드로이드의 앱 사용시간 제한 기능을 이용하는 등 영상 시청을 번거롭게 만드는 건 ‘마찰’을 늘리는 행위죠.
결국 동기부여에 관한 연구들은 ‘오늘은 열심히 해야지’ 하는 마음을 소모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새해 첫날에 가장 위험한 생각은 “올해는 다를 거야”라는 막연한 자신감일지도 모릅니다.
실행·유지 가능한 작은 규칙들을 만들어가는 것. 좋은 행동의 마찰을 줄이고, 나쁜 행동의 마찰을 늘리는 것. 이게,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방법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