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의 뼈아픈 실패 이후
'금본위제'로 돌아간 스테이블코인
지난 2022년, 테라(UST)의 붕괴가 시장에 남긴 상처는 아직도 생생합니다. 테라는 대표적인 알고리듬 스테이블 코인(1테라=1달러 가치)이었지만, 그 ‘테라’의 가치를 지탱하기 위한 코인, ‘루나’가 휴지조각이 되면서 동시에 붕괴하고 말았습니다.
이를테면 사용자는 1테라를 현금으로 교환하기 위해서는 회사를 테라를 먼저 ‘루나’로 환금해야 했습니다. 이때 회사는 1달러어치의 가상자산 ‘루나’를 발행해 사용자에게 지급합니다. 만약 '루나'의 가치가 감소한다고 해도, 회사는 루나의 발행 개수 자체를 늘려 사용자에게 지급하죠. 루나의 가치가 감소하든 말든, 결과적으로 사용자는 정확히 '1달러치'의 루나를 지급받게 됩니다.
문제는 회사가 루나를 아무리 많이 발행하더라도 그 루나가 ‘1달러’치를 보증할 수 없게 되면서 불거졌습니다. 루나가 신뢰를 잃고 폭락을 거듭하자, 아무리 추가 루나를 발행하더라도 1달러치를 맞출 수 없었을 뿐더러, 시장에는 필요 이상의 루나가 풀리게 되어 가격 하락을 더욱 부추겼습니다. 결과적으로 개당 10만원 수준이었던 코인이 순식간에 -99.99999% 수준으로 가치가 붕괴했습니다. 루나의 가치가 붕괴하자, 루나와 묶여 있던 테라도 더 이상 '1테라=1달러'의 가치를 지니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루나와 같은 '알고리즘 페깅(가치고정)' 방식을 포기하고, 발행사가 직접 달러나 국채를 보유해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돌아갔습니다. 사용자가 해당 스테이블코인을 실제 달러로 교환받을 수 있는 겁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런 방식이 과거 미국이 달러가치를 보장하기 위해 실제 금을 보유했던 '금본위제'와 몹시 닮았다는 건데요. 즉 '달러(화폐)-금(담보)'의 관계가, '스테이블코인(화폐)-달러(담보)'의 관계와 일치한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스테이블코인-화폐 간 일대일 가치고정(페깅)이 깨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는데요. 역사적으로 봤을 때도 금본위제를 시행했던 미국도 프랑스가 달러를 모조리 금으로 바꿀 계획을 세우자, 냅다 "더 이상 달러를 교환해 주지 않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디지털 시대의 ‘신종 중앙은행’ 역할을 하게 되어 과도한 권한을 쥐게 된다는 우려도 있습니요.
자세한 내용은 기사를 통해 조금 더 살펴보시죠.
|